최근 소소한 일상 이야기가 맘에 들어서
방문하고 있는 블로그에서
글쟁이 문답을 하셨기에
심심풀이로 해보기로 하였다
0. 글을 쓰고 계십니까?
0번 부터 시작이라니.... 뭐지 이 문답은?
아무튼 쓰고는 있다. 한 달에 하나씩으로 목표를 정하고 쓰고 있는 중... 물론 이번달부터는 안 쓸 확률이 더 높은 거 같다.
1. 글을 쓸 때 먼저 정하고 쓰는 것은?
ⓐ 사건 ⓑ 인물 ⓒ 대사 ⓓ 배경 (지리, 문화, 역사, 종교 등등…) ⓔ 기타
사건을 먼저 생각한다. 팬픽밖에 쓰는 것이 없으므로 인물은 이미 정해져 있어서 논외.
뭔가 흥미를 끌만한 도입부나 납득할만한 엔딩 중 하나라도 정해져 있어야 글을 쓰기 시작할 수 있는 타입인 듯...
2. 글 쓸 때의 버릇이 있습니까?
버릇... 이라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수십번을 계속 처음부터 반복해서 쓴 곳까지 읽는다. 그러면서 별 것도 아닌데 괜히 혼자서 어색하다고 맘에 걸리는 곳을 수정해댄다. 결국 돌이켜 생각해보면 뻘짓 같...
3. 글을 쓸 때, 주로 사용하는 도구는?
ⓐ 워드 프로세서 ⓑ 온라인 게시판 ⓒ 타자기 ⓓ 원고지 (노트) ⓔ 기타
카라픽을 쓰던 버릇탓인지 나만의 다음카페를 하나 만들어놓고 모든 글은 다 거기서 작성하고 있다. 다음 카페의 그 분위기를 좋아한다. 글자크기라던지, 글자색이라던지, 배경이라던지... 뭔가 편안하게 쓸 수 있는 분위기다.
4. 글의 분량은 대충 어느 정도인가?
ⓐ 주로 단편 ⓑ 주로 장편 ⓒ 쓰다보면 주체없이 길어진다
단편만을 주구장창 쓴다. 개인적으로 장편을 싫어한다. 인터넷에서 팬픽으로 연재되는 장편 중에 제대로 완결낸 작품을 못 읽어 봤다는 트라우마 탓이 크다. 하지만 단편이라고 해서 썰처럼 짧은 분량인 것은 또 싫다. 제대로 사건이 있고 기승전결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장편이고 썰이고 읽는데 가리는 건 아니다. 내가 쓰는데 싫다는 거다.
5. 글을 쓸 때, 설정은 언제 합니까?
ⓐ 쓰기 전에 완벽하게 ⓑ 쓰면서 ⓒ 내 사전에 설정이란 없다!
대략적인 설정은 잡는 편이지만 구체적인 건 쓰면서 완성된다. 자연스럽게 사건이 흘러 가도록 글의 흐름에 맡겨 글을 적다보면 어느새 내가 생각하지 못 했던 곳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있고는 한다. 어쩔때는 엔딩 하나만을 바라보고 어떻게든 밀어붙이며 글을 적을 때도 있다. 그럴 때에 중간 이야기들은 거의 즉흥적으로 작성될 때가 많은 듯...
6. 설정을 글로 써둡니까?
생각을 정리한답시고 글로 써두는 건 잘 안하는 타입이다. 학교 다닐때도 시험공부한다고 노트필기 따로 하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았다. 다만 생각이 정리가 안 되고 있다면 글로 써보면서 구상할 때도 있다.
7. 글을 왜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희대의 난제. 요즘들어 부쩍 더 늘은 생각인데 왜 난 글을 쓰고 있는 것일까....? 처음 팬픽을 쓴 계기는 내가 좋아하고 아끼던 애가 팬픽속에서 엄청 아픔당하고 상처받는 역할만 주구장창 하고 있기에 마음이 아파서 변호해주고 아껴주려고 글을 쓰게 되었다. 그랬던 것이 이제는 거의 글 쓰는 게 습관처럼 되어 버린 듯... 요즘은 별로 재미도 없는데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8.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작가가 있습니까?
없다. 아니... 누군가를 목표로 삼을만큼 글쓰는 것에 열의를 갖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능력이 안 닿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팬픽에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열애라던가 사랑이야기에 1도 관심이 없어서 이런 쪽 장르에 흥미도 없고 접한 것도 없다가 어느날 우연히 읽은 팬픽글이 사랑 마음을 찌통하게 만드는 것을 체험하고 글로써 사람 맘을 이렇게 헤집어 놓는 것이 가능하구나 라는 사실에 충격 받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아직까지도 나는 그런 쪽에는 별로 관심도 없을 뿐더러 재능도 없다. 목표점을 삼기가 불가능 하달까.... 팬픽에서 좋아하는 작가는 'DIcey' 일반 소설쪽이라면 '오츠이치'가 취향이다. 상처받은 외로운 사람들이 검은쪽이든 하얀쪽이든 치유되어 가는 따뜻한 이야기가 맘에 든다.
9. 주로 쓰게되는 장르가 있습니까?
근본 없는 판타지. 처음 글을 쓸 때부터 나는 일상물은 글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신선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잔뜩 써보기로 결심했었다. 일상물도 써보고 액션물도 써보고 호러, 추리, 달달, 개그 등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써보고 싶은 건 다 써보는 중. 내가 생각해도 참 통일성 없다.
10. 자신의 첫 작품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첫작품이라... 사실 나는 국민학교 시절만 해도 수학을 꽤 잘했었다고 생각했기에 그래서인지 몰라도 자연히 국어를 기피했었다. 나보다 모든지 잘하는 것 같은 누나한테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달까... 글짓기 대회 등에서 매번 상을 따오는 누나에 자신을 비교해서 '나는 국어를 못 하는 아이야.' '국어 따위 흥미 없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중학교 즈음에 우연히 반친구가 적은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글이 형편없어서 '좀 자연스럽게 적을 수는 없나?' 하는 생각에 내가 대신 몇 편 정도를 쓰게 되었다. 그 글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이 굉장히 호의적이어서 그 떄부터 '아.. 나도 실은 국어에 소질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어버렸다. 그 때문이었는지 그 이후로 수학 보다 국어를 흥미를 갖게 되어 버려서 고등학교 입시 때까지도 줄곧 국어만 1등급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과생인데 국어만 잘하는 이상한 녀석이랄까.... 대학때도 공대인데 교양수업에서 PPT 발표를 위해 글작성을 맡았는데 자료를 받고나서 순식간에 글을 써서 보내주었더니 상대편 학생에게 '공대생중에 글을 이렇게 잘 쓰는 사람은 첨 받다.' 라고 칭찬 들어 버렸다. 그러고보면 매번 전공시험도 벼락치기 해놓고 글빨로 구구절절 써서 A+ 받고는 했다... - _-;
그런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같은 계기를 주었던 글이라 잊혀지지 않는다. 친구를 대신해 써줬던 첫글은 스타크래프트 관련 글이었고 그 이후로 자신감을 받아 내가 따로 쓰기 시작한 건 중세 판타지물이었다. 아직까지 그 소설을 쓴 노트는 갖고 있는 것 같다.
팬픽관련 된 첫글이라면 고등학교 때 '장화홍련'을 보고 너무 감동받아서 쓴 '도플갱어' 라는 소설 하나가 있다. 본격적인 팬픽활동에 접어들게 만든 건 카라픽으로 처음 쓴 'Candy (소원을 들어주는 사탕)' 이다.
11. 첫 작품의 분량은 어느 정도였나요?
당시 중학교 반 친구들을 상대로 한 글이었기 때문에 연재물이었다. 꽤 여러 회를 연재했던 것 같다. 카라픽으로 쓴 캔디는 30kb 였다.
12. 첫 작품의 장르는 무엇이었나요?
중세 판타지. 캔디는 반전 스릴러 쯤 되려나...?
13. 첫 작품과 지금의 것을 비교해 보았을 때, 자신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까?
이 부분은 미묘한데... 사실 예전의 글은 지금 보면 그 때 어떻게 저런 기발하고 참신한 생각을 했지? 하고 놀랄 것들이 많다. 게다가 성인이 돼버린 지금에는 없는 유머스러움도 곳곳에 묻어 나온다. 전체적으로 글이 재기발랄하달까... 자신이 성장했는지 퇴보했는지는 판단하기 힘든 문제다. 얻은 만큼 잃은 것도 있달까....
14. 글을 쓸 때, 자신도 모르게 사로잡히는 강박관념이 있습니까?
내가 글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고 한 번이라도 글이 입안에서 끊기면 그 부분을 강박증처럼 수정한다. 정말 사소한 어미 하나라던가 그런 부분에 굉장히 집착해서 도통 끝이 보이지 않는 퇴고질을 계속해댄다. 사실 읽는 입장에서는 그런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기 마련인데 그걸 알면서도 포기가 안 된달까... 좋지 못 한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ㅠㅠㅠ 요즘은 한 달 한 편이라고 마감일이 정해져서인지 시간에 쫓겨서 예전만큼 강박증을 부리지는 않지만 시간만 충분하다면 아마 몇 날 며칠이고 수정하고 앉아 있을 것이다... - _-;
15. 자신의 글의 주인공을 더 좋아합니까, 조연을 좋아합니까?
보통은 최애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하지만 팬픽을 항상 일인칭으로 써서인지 내가 관찰하는 입장이 되어 버리는 차애에게도 어느새 애정이 과해져서 때때로 애정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글속에서 최애가 되어서 끊임없이 차애의 예쁜곳을 관찰하고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다 유심히 바라보고 있게 되니 당연한 현상이랄까....
16. 글의 등장인물은 여자가 더 많습니까, 남자가 더 많습니까?
백합물 밖에 취급 안 하므로 여자들 밖에 없다. 냄새나는 남자는 필요 없어!
17. 가장 길게 써 본 글의 분량은?
'신데렐라' 가 111kb 정도 된다. 단일픽으로는 가장 긴 거 같다.
'신령님 프로젝트' 는 1,2 편을 합쳐서 140kb 정도 되는 분량이다.
18. 연재 중인 글이 있습니까?
연재물 짱 싫어...!!
19. 누군가가 당신의 글에 출판 의뢰를 해온다면?
죄송합니다....
20. 자신의 글에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보통은 있다. 내 글은 아무생각없이 가볍게 보다가 마지막에 무언가 하나 정도 잠깐 되돌아 볼 수 있게 만들 어 줄 수 있는 글이고 싶다. 그렇다고 너무 무거운 것 말고 정말 가볍게.
21. 특별히 글이 잘 써지는 시간이 있습니까?
새벽. 진리의 새벽!
22. 한 번에 쓰는 글의 분량은? (즉, 몰아쓰는가 짧게 끊어쓰는가의 문제.)
짧게 짧게 쓴다. 하지만 마감일이 닥쳤을 때는 엄청나게 몰아서 쓴다. 기본적으로 벼락치기에 능한 유형이다. = ㅂ=;
23. 지금까지 써온 글의 갯수는?
카라픽부터 완성된 글들은 46개 정도 되는 것 같다. 7년을 썼는데 겨우 이 정도뿐....?
24. 그 중 완결작의 비율은? 글을 완결내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전부 완성작이다. 미완성 글이나 쓰다가 버려둔 글들도 제법 있기는 하다. 쓰다가 기운이 빠져버렸기 때문에 꽤나 써놓고 놓아버렸으리라... 다시 읽어보면 아까운 글들이 많다. ㅠㅠㅠ
25. 자신이 좋아하는 시점이 있는가?
팬픽은 다 일인칭으로 쓴다. 팬픽 이전에는 언제나 3인칭 만을 고집했었는데 팬픽만큼은 일인칭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중이다. 감정을 알아채고 공감하기 가장 적합하달까...
26. 자신이 자신의 글의 등장인물이 될 수 있다면 주인공, 조연, 엑스트라, 전능한 방관자 (나레이션) 중 어느것이 좋습니까? (기타도 가능.)
어... 음.... 이건 미묘한데? 난 태생이 방관주의자이니 방관자로 해볼까?
27. 자신의 글을 다른 매체로 만든다면 무엇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단편영화 정도면 충분할지도.... 다만 너무 과격한 액션물 같은 경우는 애니도 환영한다.
28. 등장인물이나 지명의 이름은 어떻게 짓는가?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실존인물들이라 지을 필요가 없다. 가끔 지명이나 명칭을 지을 때 구글 사전에서 듣도보도 못 한 나라의 언어로 단어를 번역해 본 다음 맘에 드는 걸로 정할 때가 있다.
29. 글을 구상하거나 쓸 때는 주로 어디를 애용하는가?
이건 앞에서 나온 질문 아닌가? 다음카페에서 한다-
30. 자신이 쓰는 글의 삽화를 그려본 적이 있는가?
..........그러고 보니 '冬 花 (동화)' 에서 한 번 해봤다;;;
31. 글쓰기가 아닌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사실 글쓰기는 정말 취미생활중의 극히 일부고 대부분은 게임으로 시간을 보낸다. 또는 유투브 시청, 가끔 책읽기, 만화책 보기, 영화보기, 주말 예능 보기 정도?
32. 퇴고에 신경을 쓰는 편인가?
거의 퇴고가 반이다. 이럴때만 결벽증이 생긴달까....
33.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주말에 심심해서 해보려고 한 건데 다 쓰고 보니 이거 왜 했나 하는 생각이....
34. 바톤을 넘길 글쟁이들은?
아는 글쟁이가 없다. 아니... 최근까지도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예전에 알던 사람들은 다들 다른 팬덤이고 요즘 내가 덕질하는 러블리즈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들과 친분을 쌓을 마음이 없기에 글쟁이들에게 개인적으로 접근해 본 적이 없었다. 사실 이 문답도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보다는 그냥 개인적인 심심풀이 용이다. 구글 블로그는 혼자서 덕질하고 놀려고 파놓은 곳이라.... 닝닝밈에게나 말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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